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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미가 ‘책 읽기’ 인 사람
    짧은 글 2021. 12. 7. 00:53

    제 취미는 책을 읽는 것입니다. - 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십중팔구 놀란다. 전혀 그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이다. 뭐 물론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말을 자주 듣는 나 조차도 누군가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하면 그렇게 반응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책 좋아할 것 같지 생기지 않았다.’ 꽤나 부정확한 통계가 아닐 수 없다.

    내가 책 읽기를 좋아하는 것에는 거창한 이유가 없다. 나는 지식에 목말라 있지도 않고, 지적 우월감에 젖고 싶지도 않고,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대리 경험하고 싶지도 않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아니다. 아니 애초에 책을 많이 읽으면 진짜 그렇게 되기는 한가..?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냥 내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똥고집이기 때문이다.
    나는 남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때 (심지어 내가 조언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누군가가 조언을 해주면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내 상황에 처해보지도 않았으면서ㅋ’. 거의 유사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조언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니면서ㅋ’.

    그런데 책을 읽을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애초에 책 속의 화자는 나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냥 어떤 어려움을 겪고, 스스로 그것을 헤쳐나갈 뿐이다. 나는 그냥 책 속의 인물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관망 할 뿐이고 그것을 받아 들일지 말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온전한 내몫이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게 해 주는 것. 누군가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것. 그 방법을 다양한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고, 그게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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